브레이크뉴스 박재우 기자= 대한민국 대표 영어 프로그램인 ‘굿모닝 팝스‘는 딱딱한 학교식 영어가 아닌 즐겁게 노래를 부르면서 영어를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30년 전 시작해 지금까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굿모닝 팝스’의 첫 진행자였고 방송인 영어 강사 1세대로서 활발하게 활동한 곽영일 박사를 지난 23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곽 박사는 브레이크뉴스와 인터뷰에서 “방송데뷔 30년차가 돼 감개무량하다”라며 “앞으로의 삶은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방송하면서 많이 누렸고 대학가서 강의도 하고 학원 프렌차이즈로 돈도 많이 벌어봤다”라며 “지금 내가 큰 재벌은 아니지만, 이제 내 목표는 공유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전했다.
다음은 곽 박사와 일문 일답이다.
▲2012년 6월부터 KBS 라디오 한민족 방송 팝스프리덤(Pops Freedom)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동포들에게 자유세계의 문화를 전파하고 서구의 젊은이들이 즐기는 대중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50년대에 한국이 전쟁 끝나고 암울했을 당시 좌절하고 문화적으로 갈증을 느낄 때 우리 선배들이 엘비스, 비틀즈 같은 서양의 팝송을 들으면서 위로를 받았다.
그 당시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꿈을 전해주는 가교역할을 했던 것처럼, 서구의 세계는 자유로운 음악을 북한에게도 문을 열어주자는 의미이다.
또, 2015년부터 3년째 세종 사이버대학 국제학과 정식교수로 온라인 강좌하고 있다. 단국대학교에서도 14년째 겸임교수하고 있다. 이번 학기부터 고려대학교 문화컨텐츠 학과에서 ‘영어의 공손성’에 대해서도 영어 강의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로 굿모닝 팝스가 시작된지 30년이 됐다. 그 30년사에 첫 획을 그은 소감은 어떤가?
▲정말 감개무량 하다. 이렇게 30년 동안 방송을 하게 될 줄은 몰랐고 KBS 시작해서, MBC 일년 SBS로 갔다가 다시 KBS로 왔다. 지난 30년 동안 계속 방송을 해왔다는 것에 대해 뿌듯하고, 보람이 있다.
굿모닝 팝스는 1988년 8월 19일 시작했는데, 공교롭게 딸 생일이었다. 3년 꼬박했다. 굿모닝팝스 끝나고 음악프로그램 팝송 프로그램 ‘추억의 골든팝스’ 5년간 진행했다. 그 뒤에 SBS ‘파워잉글리쉬’를 5년간 진행하고, 2004년부터는 방송을 쉬고 대학으로 갔다.
방송을 쉬고, 대학원 응용언어학과에서 박사논문을 썼다. 방송했던 내용들을 강사들은 학문적으로 잘 적립하지 못하는데, 학문적으로 적립하고 싶었다. 내가 궁금했던 것이 영어의 존댓말에 대한 규명이었다. 우리말은 ‘이름’대신에 ‘존함’도 있고 ‘성함’도 있고, ‘나이’ 대신에 ‘연세’도 있고 ‘춘추’도 있다. 그런데, 영어에는 그런 단어가 없다. ‘나이’라는 단어는 ‘age’가 있지만 ‘춘추’,‘연세’라는 단어는 없다. "What is your name?"에서 “Can I ask your name ?”이 정도. 학문적으로 규명을 하지 않아서 미뤄놓고 있었다. 박사 논문이 ‘영화를 통한 영어 존댓말 규명’이였다. 영화 대사 속에서 공손한 표현들 패턴 정리해서 규명했다.
-방송 생활을 하며 가장 황금기는 언제였나?
딱, 방송 3번 출연하고 광고를 찍기도 했다. 라디오 8년 출연해도 안됐는데, TV 3주 출연하니 사람들이 쳐다보기 시작했다. 인기도 있었고, 나도 재밌게 일했다. 그러면서 93년부터 10년간 제정신이 아니었다. 일이 워낙 많아서 수입이 이전에는 파고다 학원을 하고 라디오 방송은 부수 수입이었는데, 갑자기 광고도 찍고 학원사업도 하니 수입이 한 달에 열배가 뛰었다. 매니저에 운전기사도 있었고, 가족오락관 등에도 출연하면서 영원히 방송생활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2003년부터는 갑자기 섭외가 뚝 끊겼다.
-갑자기 끊긴 것인가? 이후 생활은 어땠나?
▲ 갑자기 방송국에서 연락이 없었다. 방송국에 사람 만나서 물어보니, 이보영, 문단열, 이근철 같은 영어 신세대가 등장하면서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됐다더라. 그 당시 내 나이가 50살 가까이 됐다.
갑자기 섭외가 끊어지니 수입도 뚝 떨어졌다. 충격을 받아서 1년은 거의 사람들에게 연락이 안했다. 이후에 내가 실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패기가 있어서 됐구나라고 깨달았다. 그렇게 뒤를 돌아볼 수 있었다. 그렇게 들어갈 자리가 없다가 대학으로 가서 ‘영어의 공손성’으로 경쟁력을 키웠다.
-현재 세종사이버대 국제학교 교수이다. 직업을 영어 강사, 방송인에서 교수로 바뀌었는데 어렵지 않았는가?
▲체질에 맞는 것 같다. 현장에 있다가 오는 사람 중에 잘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학원강사는 1달 단위로 강의 커리큘럼을 하는데, 교수라는 직업은 내 소신껏 강의할 수 있다. 학원이나 방송은 수강생과 청취생 입맛에 맞춰서 수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소신에 맞춰하기 힘들다. 무엇보다도 점수를 올려줘야 한다. 학교는 한 학기에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좋다.
또, 학원에서는 강사들과 경쟁하고, 방송국에서는 PD나 작가들이 동료라고 볼 수 없다. 늘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있는 셈이다. 학교에서는 교수들과 우정도 쌓을 수 있고 커뮤니티가 있어 행복하다. 학교가 체질에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은 방송도 하고 학교에서도 있으니 좋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 앞으로는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 방송하면서 많이 누렸고 대학가서 강의도 하고 학원 프렌차이즈로 돈도 많이 벌어봤다. 지금 내가 큰 재벌은 아니지만, 이제 내 목표는 공유하는 삶을 살고 싶다.
곽영일 영어 학교 재단 ‘곽스 잉글리쉬 스쿨’을 만들어 배풀고 싶다. 소외계층도 영어 회화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강사들과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고 원어민을 채용해서 소외계층 어린이와 대학생들 중에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 돕겠다. 이렇게 영어 양극화를 줄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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