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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 경륜의 대목(大木)이 필요하다

2기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에 바란다

이연기 정당인 | 기사입력 2018/06/22 [08:24]

민주평화당, 경륜의 대목(大木)이 필요하다

2기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에 바란다

이연기 정당인 | 입력 : 2018/06/22 [08:24]

▲ 이연기     ©브레이크뉴스

시대를 막론하고 정치란 이념과 노선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선거를 통한 유권자의 선택이 유의미하다. 그런데 한국 정치는 이 기본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진보, 보수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공론에 불과하다. 진보의 진보성도, 보수의 보수성도 불분명하다. 

 

굳이 구분하자면 운 좋게 집권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정도를 중도보수(혹자는 진보라고 주장하겠지만)라고 볼 수 있을 것이고, 이념도 노선도 애매모호한 바른미래당, 자유한국당이야 국민들 마음속에서는 이미 소멸국면에 들어선 지 오래다. 광장을 촛불로 가득 채웠던 분노의 이면에는 이런 사정도 있었던 것이다. 이걸 부득부득 그렇지 않다고 우기다가 맞이한 결과가 바로 ‘보수 궤멸’이라고 표현하는 이번 지방선거 성적표다. 자의적 해석에 빠진 정당들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다.

 

민주평화당의 경우 정치행위 자체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일관성 있는 실천도 불가능한 안철수의 ‘보수 퇴행’에 맞서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방향설정을 해냈다고 자평한다. 그런 면에서 국민의당의 분열은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통한 사회개혁의 완성과 대화와 협력을 통한 남북 냉전체제의 극복이 핵심 의제가 되어야 한다고 본 민주평화당을 낳은 것이다. 

 

그 결과 국회에는 과반이 넘는 ‘범 진보진영’이라는 새로운 범주도 등장했고, 그 덕분에 정부여당이 남북문제에 대해 더욱 주저함 없이 대응할 수 있게 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잘 모르겠지만 민주평화당은 지난 2월 창당 이후 첫 행사로 도라산역을 방문, 그때까지만 해도 머뭇거리고 있던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개성공단 재개는 물론이요 남북문제 전반에 대해 더욱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남북문제 해결이야말로 가장 큰 규모의 민생 대책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민주평화당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남북관계의 진전에 흔쾌히 참여할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번 선거에서 민주평화당이 받아든 초라한 성적표가 더욱 아쉽다.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 당의 지원이 충분했다면 후보들이 국민들로부터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민주평화당이 단지 외적 조건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변명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바른미래당이 강제로 붙들고 있는 비례 의원 3명을 포함할 경우 현역 의원 17명을 보유한 정당으로서 더 잘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점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 8월 5일쯤 있게 될 전당대회는 사실상 제2의 창당에 준하는 변화를 다짐하는 행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최근 다음 리더십은 어떤 성격이 되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이상한 방향으로 번지고 있는 듯하다. 

 

중진들은 2선에서 돕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이다. 민주평화당 창당 전후의 사정을 익히 알고 있는 관점에서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지금 힘을 합쳐 ‘살 집’을 완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창당 작업은 끝나지 않았다. 그러므로 여러 역할들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련한 목수의 리더십이 아닐까. 그의 경험으로 축적된 지혜가 필요하다. 모두가 1선에 서야 한다. 한창 일해야 할 60대 중진들이 뒷짐 지고 훈수나 두자고 할 만큼 한가한 정당이 아니다. 2선에서 돕자는 말은 그럴듯한 수사에 불과하다. 

 

특히, 민주평화당은 보수연하는 위선적 정치를 거부하고 시작은 미약하더라도 분명한 이념과 노선으로 우리 정치를 견인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만든 정당 아닌가. 더 늦기 전에 그 뜻을 확실히 세워 국민들 앞에 선보일 수 있는 풍부한 경륜의 지도자가 필요하다. 민주평화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경륜의 대목(大木)’을 앞세워 멋진 집을 완성하기를 바란다. 남북문제를 이끌어가고, ‘촛불민심’이 원한 정치개혁, 사회개혁을 완성하는 정당, 국민이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글쓴이/이연기(민주평화당 서대문(갑) 지역위원장 )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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